글쓰기의 즐거움

내가 일기를 쓰기시작한 것은 중2때였던것 같다.
쓰다 남은 한문공책뒤쪽에 쓰기시작했다.
나에게 그게 사춘기였다. 상당히 고상한 사춘기였다.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않아서, 생각이 끝나면 움직이는 주의라..

일기를 쓰게된 계기는 그냥 쓰고 싶어져서이다.
초등학교(우리땐 국민학교라고 불렀지)때 쓰던 일기는 마음을 쓰는게 아니라 생활스케쥴을 기록하는 다이어리 였다. 적어도 내겐.
방학땐 그것을 채우기위해. 이발과 목욕을 같은 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쓸 얘기가 줄어드니까.

철이 들랑말랑할 때 쓰기시작한 일기는 지금도 자신있게 말하지만,
절반이상이 "별 일 없음" 이다.
내 나름의 철학은 내 마음의 감동이 없으면 그날은 그저 그런날이고 별 일 없는 날이다.

그렇게 일기를 쓰면서 글쓰기를 익혔다.
독학을 해서 그런지 요즘느끼는 것은 나의 글에선 친구분들의 글에서 보이는 치밀함이랄까 논리적이고, 때로는 리듬을 타는 그런 글이 나오질않는다.

나름 글쓰기를 위해서 공부도 했다
'교양인이 되기위한 즐거운 글쓰기' 독일 사람이 쓴 책인데, 한 반쯤읽다가
집이 이사하게 되서 어디다 쳐박아 뒀는데, 아직 못찾고있다.

그 책 얘기를 꺼난 것은 그책은 글은 자신의 생각, 사상,철학의 표현이다는 것이다.
나 처럼 글이 꼬이는 사람은 아직 생각이 정리가 안돼고 감정만 풍부한 것이라는 것이다.

즐겁게 글쓰는 것은 내 생각을 표현하여 동의를 얻는 것이고,
내 감정을 글을 읽는 사람에게 이입시켜서 감정의 공유내지는 공명을 이루는 것이다.

요즘 친구분들의 글에서 내 서툰 글이 그들의 글 처럼 좋은 생각을 좋은 감정을
(물론, 때론 슬픈 감정도 있겠지만) 온 몸에 퍼지게 하는지 궁금하다.

첫 연애 편지를 써야 했을 때 난 내마음을 뭐라 표현해야 될지몰라서
편지위에 반짝이 가루를 잔뜩 뿌려서 보낸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편지 뜯었을 때 쏟아질 반짝이 가루.
편지징네 괴발새발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는 말들.
푸하하..
다만 순수했던 시절이라고 위안하지만.
그건 편지가 아니였던것 같다.
그냥 장난이지.

글은 내가 품어서 나온것이지만 읽는 사람이 나의 느낌을 공유해야만한다.
(앗. 글이 꼬이기 시작한다. 마무리들어가야한다.)

지금 내가 여기에 쓰고있는 글들이 반짝이만 쏟아져나와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글인지, 보시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적절한 재료를 제공하는 글인지 걱정이다.

만일 후자라면 나의 글쓰기의 즐거움은 쓰는 즐거움과 읽히는 즐거움이 함께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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