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살을 먹으면서.(2997.09.04)
지금은 새벽3시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대수롭게 생각하지않는 그런 하루 중의 하나 일 수도있다.
하지만, 내곁에서 어머니가 떠나신 후 첨 맞는 생일이다. 예전에 생일날엔 집에있으면 아침에 눈뜨자마자 절을 올렸고, 집밖에선 대전쪽을 보고 절을 올렸었는데,
이젠,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계신 방향이 약간달라졌다. 이승과 저승의 차이 만큼 다르다.
눈물이 마르지않는다. 이 나이에 운다는 게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그래도 나의 감정을 숨길 방법이 없다.
어머니께서 날 나으실때 엄청 기뻐하셨다.
어머니 코는 콧구멍도 크시고, 약간 뒤로 누었다. 평생을 웃어 넘기긴 하셧지만, 엄청난 컴플렉스를 가지고 사셨다. 나를 낳으시고, 이모가 '미국놈 코여, 미국놈'이말을 어머니께 하실모양이다. 난 그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어머니한테는 내코가 대리만족이었고, 자랑이 셨다.
오늘이 그 날이다.
만35년전에 어머니는 나를 보고 기뻐하셨고 나는 늙은 어머니(당시 어머니 연세는 36이었다)를 통해서 세상에 나왔다.
아직도 살아 계신것 같은데, 등뒤에서 보고있는 것 같은데, 나를 낳고 많이 기뻐하셨던 내 어머니가. 지금은 지하에서 못난 자식때문에 슬퍼하고 계시지는 않는지.
좋은 구경도 시켜드리고 싶었고, 좋은 음식도 해드리고 싶었는데, 이쁜 색시도 뵈드리고 싶었는데. 오늘 이 아침에 난 아무것도 해드릴 수가 없다. 내 입에 들어갈 미역국보다 어머니의 슬픈 눈빛이 더욱 더 걱정스럽다.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잘 살아야겠다고.
어디서든 지켜보실 그분의 근심을 두려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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